린 : 월레스씨.
월레스 : 오오！
린디스님 아니십니까.
린 : 다시 함께 싸워 주셔서
정말로 감사드려요.
월레스 : 무슨 말씀을, 저 월레스는 키아란에
충성을 맹세한 몸입니다.
공녀 린디스님께
협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！
그렇지, 키아란 기사단 일원들은
그 뒤로 어떻습니까？
저의 「병사 강화 매뉴얼」에 따라,
밤낮으로 훈련에 힘쓰고 있습니까？
린 : 네, 네에.
다들 엄청 열심히
노력하고 있어요.
전속력으로 영지 돌기라든가...
그런 말도 안 되는 훈련은 빼고요.
월레스 : 뭐, 뭐라구요！！
이런 연약한 놈들！！！
단 한 항목이라도 빠뜨리면
「병사 강화 매뉴얼」의
의미가 없어진다고...
그렇게나 끈질기게 일러두었을 텐데！！
린 : 하지만 평범한 사람한테
그건 무리인 게...
월레스 : 강철 같은 충성심이 있다면
불가능한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！
저 월레스는 전성기 때
갑옷을 걸친 채로 세 바퀴는 달렸으니까요！
린 : 그, 그건 월레스씨만
그런 게 아닐까요...
월레스 : 무슨 말씀이십니까！
하살 공도 말에서 내려 저와 함께
영지 세 바퀴는 거뜬히 소화하셨습니다！！
린 : ...아버지를 아세요！？
월레스씨！
월레스 : 잘 알고말고요.
하살 공은
제 숙명의 호적수였으니까요.
린 : 들려주세요！
아버지에 대해서...！！
린 : 후우......
월레스 : 훌륭하십니다！
대단한 검 솜씨로군요.
린 : 월레스씨.
월레스 : 이 짧은 기간에 용케 그 정도까지...
린디스님은 기초가 잡혀 있었기에
능숙해지는 것도 유난히 빠르신 것 같군요.
린 : 검은... 아버지께 배웠어요.
월레스 : 하긴, 하살 공은 활뿐만 아니라
검 실력도 상당했으니 말이죠.
린 : 저는... 강해져야 해요.
지금 눈앞의 싸움뿐만이 아니라,
...반드시 이뤄야 할 목적이 있으니까.
월레스 : ...혹시
린디스님.
부모님의 목숨을 앗아갔다는
그 산적들을...？
린 : 아빠, 엄마... 그리고
희생된 로르카족 사람들...
언젠가 제가 이 검으로...
모두의 원수를 갚아 보이겠어요.
월레스 : ...키아란 공녀인
당신이 복수라니...
후작님께서 들으시면
얼마나 슬퍼하실지...
린 : 저한테 잊어버리라는 건가요！？
그때 흐른 피를...
죽은 아버지와 사람들을！？
그런 건 싫어요！
죽어도 싫다구요！
월레스 : 린디스님...
린 : ...죄송해요,
월레스씨.
하지만 제겐... 절대로
잊을 수 없는 일이에요.
월레스 : 린디스님...
놈들을 증오하십니까？
린 : 네... 증오해요. 아주.
저한테서... 아빠와 엄마를 앗아간
그놈들을...
절대로 용서 따윈
할 수 없어요.
놈들이 살아 있는 한,
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까...！
월레스 : ......
월레스 : 린디스님.
린 : 월레스씨...？
월레스 : 이 얘기는 결코 누구에게도
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만...
린디스님께만큼은
말씀드리겠습니다.
린 : 무슨 말이신가요？
월레스 : 제가 어째서
이곳 베른에 오게 되었는지를...
린 : ...길을 헤매다가 우연히
도착한 게 아니라는 건가요？
월레스 : 예.
저는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
이곳 베른에 왔습니다.
린 : 목적？
월레스 : 타라빌산에 있던
산적들...
놈들은, 이제 없습니다.
타라빌 산적은
제가 모조리 죽였습니다.
린 : ...어째선가요！
어째서 멋대로 그런 짓을！？
타라빌 산적은... 제 원수예요！
제가 놈들을...！
월레스 : ...린디스님.
제가 놈들을 처리한 것은
복수를 위해서가 아닙니다.
당신이 행복하길
원하기 때문이지요...
하살 공과 마델린님의
단 하나뿐인 딸이,
행복해지길 바랐기 때문입니다.
린 : ......
월레스 : 린디스님.
정말로 놈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면...
행복하게 사십시오.
복수란 한 자루의 칼.
초원에서 당신이 혼자 살아남기 위해선
그 칼 또한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.
하지만... 지나친 복수심은, 언젠가
당신 스스로를 일그러뜨리고 맙니다.
린 : ......
월레스 : 당신의 몸속엔
부모님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.
당신이 살아 있는 것이,
두 분에겐 그 무엇보다 행복한 일일 테죠.
당신이 그런 복수심에
사로잡히는 것을...
과연
부모님께서 바라실 것 같습니까？
린 : 하지만... 저는...
.......
월레스 : 지금은 아직... 제 말이
당신에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릅니다.
하지만 린디스님.
저는 당신의 마음이
흐려지지 않길 바랍니다.
당신은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...
맑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니까요.